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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23 남자의 이야기. 둘.
2009/10/23 09:08
수요일. 금요일에 귀국하는 여자의 송별회가 있는 날입니다. 그리고 여자는 공단에서의 마지막 날입니다.
여자는 오늘 숙소를 옮기느라 짐이 꽤 있습니다. 짐을 차에 싫고 기다리느라 회식출발이 조금 늦어졌습니다.
차로 운전해주시는 분이 이사님이라 선임인 남자가 앞자리에 앉아서 말상대를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자리에 타고싶지 않습니다. 짐을 싫으면서 그냥 뒷자리에 앉았습니다. 앞자리에는 후배를 태우고...
여자는 남자의 옆자리입니다.
등산, 야근, 선물, 같은 차, 옆 자리... 생각이상으로 많이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회식 후에 특별히 들고온 짐이 없었던 남자는 여자의 짐을 서울에서의 숙소로 옮겨줍니다. 이 때 후배가 같이 짐을 들어주겠답니다.
참 아끼는 후배인데... 오늘따라 참 밉상입니다.
같이 짐을 옮겨주고 돌아가려는데 고맙다고 남자와 후배를 바래다 주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같이 숙소를 나섰습니다.
숙소에서 지하철로 가는 길에 본사가 있습니다. 남자는 본사에 가져갈 물건이 있으니 여기서 헤어지자고 합니다.
후배가 기다리겠다고 합니다. 그냥 집에 가라고 쫒아보냈습니다. 여자도 숙소로 돌아갑니다.
남자는 본사에서 물건을 챙겨 나오면서 회사앞에 여자가 있었으면 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없습니다. 역시, 영화같은 일은 영화에나 있는 일인거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데 '선생님 집 들어가셨어요?'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모르는 번호지만 누군지는 알 수 있습니다. 전화를 했더니 여자가 맞습니다.
잘 들어가시라고 고맙다고 합니다. 왠지 맘이 불편합니다.
내일은 다시 하루종일 거래처에 있어야 하는 날입니다. 오늘이 여자와의 마지막 만남이었습니다.
남자는 내일 거래처에는 오후에 들어가겠다는 전화를 합니다.
내일은 여자를 마지막으로 꼭 봐야할 것 같습니다.

목요일. 회사에서 오전에 여자를 만났습니다. 여자는 놀래고 반가워합니다. 점심을 함께 먹기로 했습니다.
점심시간에 다른 직원들이 같이 먹자고 할까봐 한 박자 먼저 나와서 같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늘이 주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말이었으면 영화라도 한 편 같이 보았을 것 같습니다.
가야하는데 도무지 가기가 싫습니다.
여자가 정거장까지 같이가겠답니다. 여자는 오늘은 오전근무만이라 더 이상 회사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같이 걸어가면서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냥... 그러고 싶었습니다.
여자는.. 놓지 않습니다. 둘은 말없이 그냥 걸었습니다.
멍하니 걷다보니 정거장을 지나쳤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정거장을 찾으려는데, 여자의 눈에 눈물이 맺힌 듯 보입니다.
정말 가기 싫습니다. 남자는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거래처엔 내일 들어가겠다고..
남자는 오늘 일 끝났다고, 좀 더 같이 있겠다고 했습니다. 여자의 표정이 눈에띄게 밝아집니다.
영화는 어떻냐고 여자에게 물었습니다. 좋다고합니다.
여자는 저녁에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고나서도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
남자는 친구를 만나기까지 좀 더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부근 공원에서 함께 산책하며 꽤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친구와의 약속시간이 되어서 이동을 합니다. 여자가 머뭇머뭇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말을 하지 않습니다.
남자가 이야기 하라고 합니다. 여자는 친구와 잠깐 만날건데, 기다려 줄 수 있냐고 했습니다.
피곤한데 미안하다고,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남자는 그렇게 하겠다고 합니다. 조금 어두워졌던 여자의 표정이 다시 밝아집니다.
밝게 웃는 표정이 참 보기 좋습니다.
친구와의 약속 후에 다시 만나서 지난 일주일, 밤늦게까지 서로의 얘기를 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산책을 하고,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고...  하루 내내 손을 잡은 채로 였습니다.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말을 하고, 오랜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헤어지고 싶지 않지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내일은 여자가 귀국하는 날입니다. 언제 또 오게될 지 알 수 없습니다.
남자가 출국하는 건... 아마 더 어려운 일일 겁니다. 지금의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기까지 자리를 비울 수 없습니다.
남자는 잠이 오지 않습니다. 당장 내일부터 여자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금요일. 남자는 출근을 했습니다.
여자의 자리가 유난히 횡하게 느껴집니다. 여자는 지금 공항에 있을 시간입니다.
남자는 그냥 먹먹하기만 합니다.
Posted by 얼렁뚱땅